가상자산 시장에서 기축통화로 손꼽히는 비트코인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두 달여 만에 50% 이상 급등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와 관련된 주식들도 장외시장에서 들썩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상승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계획과 함께 고금리 기조의 변화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대체 자산인 비트코인과 금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의 가격은 5일에 장중 5738만4000원을 기록하여 전일 대비 20개월만에 5500만원을 넘어선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1년 전의 가격인 2100만원을 훨씬 넘어선 수준으로, 2021년 11월에 8000만원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까지는 전고점과는 거리가 있지만, 지난해 4월의 5500만원 선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격세지감이 나타났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지난 해 4월의 ‘테라사태’ 이후에 대한 신뢰 회복과 함께 금리 상승과 달러 가치 하락 등의 변화로 비트코인의 가치가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들어 금리가 고점에 접근하고 있다는 기대 속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계획을 비추지 않자 비트코인은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으며, 10월 중순부터는 시장에 금리 고점에 대한 확신이 퍼지면서 시중금리(채권금리)가 급격히 하락하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채권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록 단기적인 급등이 있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이 전고점인 8000만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기관들이 비트코인 ETF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가 현지시간 3일에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음으로써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다만, 내년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물 ETF를 승인할지 여부는 관건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코인거래소 관계자는 “미국 SEC가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와 제도화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거부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현재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미국 달러의 힘을 잃을 우려와 같은 이유로 비트코인 ETF 상장 승인이 지연될 가능성은 있지만, 금리 하락에 대한 시장 공감대가 형성되어 당분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다른 달러의 대체자산인 금도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재개되고 비트코인의 부상과 함께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달러의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이 대두되자 금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2100달러를 돌파했으며, 내년에는 22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은 주식 등에 비해 투자가 상대적으로 용이치 않지만, 금 ETF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자사가 운용중인 국내 유일한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금현물 ETF의 순자산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작년 말의 427억원에서 약 11개월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중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해당 ETF를 249억원 순매수했습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자산의 가치는 항상 무거운 것부터 가벼운 것 순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가장 비중이 큰 부동산 가격이 하락을 멈추면 주식이 움직이고, 주식이 움직이면 가상자산 시장에까지 영향을 주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여기에 달러의 지위가 예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비트코인과 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다만 제도권에서 가상자산을 받아들일 때까지 진통이 있을 수 있고 막연한 기대에 편승해 과도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